[장애인복지관]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 요리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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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강원 댓글 0건 조회 66회 작성일24-04-15 16:32본문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 요리 교실
따뜻해진 날씨처럼 따뜻한 이야기를 나눠보기 위해 왔습니다.
지난 3월부터 독거 남성 장애인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내 공생성 증진을 통해 자립능력 향상을 위한 요리교실 프로그램이 매주 금요일 5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같은 성별의 비슷한 연령대의 참여자가 모여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진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다양한 의견들이 자주 나와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내용을 정리하기 바빴던 거 같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조리를 마친 후 소감을 나누고 다음 주 메뉴를 선정하기 위해 의견을 나누던 중
"제가 다음 주에 김치를 가져올게요. 그걸로 요리해 보면 어떨까요?"
"집에 있는 김치를 가져오셔도 괜찮으시겠어요?"
"어차피 집에 많아 혼자서 다 먹지도 못해"
"김치볶음이나 김치전 하면 좋겠어요."
"다른 분들은 어떠세요?"
"좋습니다!"
"그럼 김치볶음과 김치전을 만들기 위한 재료는 어떤 게 필요할까요?"
(중략)
이렇게 다음 주 요리교실의 메뉴는 김치볶음과 김치전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요리교실 진행 당일 큼지막한 검정 봉투 사이 보이는 초록통 속엔 김치가 한가득 있어 보였습니다.
"아버님, 김치를 너무 많이 가져오신거 아니에요..? 집안 살림을 다 가져오시면 어떻게 하셔요!!"
아버님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복지관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용기 다 씻어왔어요."
일회용품 사용을 안하기 위해 재활용 용기에 담아 드렸는데 안 가져오시는 걱정도 많았지만 다들 깨끗하게 비우고 스스로 설거지를 해서 가져오셨습니다.
논의를 통해 정한 (도구 세팅 조), (물품 구입 조)는 주어진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중략)
"오늘 김치 어떤 분이 가져오신 줄 아시죠?"
"네 덕분에 이런 요리도 하고 감사합니다."
아버님은 쑥스러운 듯 미소를 품은 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직은 요리를 하는 것도,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는 것도, 조리도구를 준비하는 과정도, 설거지를 하고 정리하는 과정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기가 지날수록 자신들이 낸 의견이 실현되고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고 나서 느끼는 감정은 힘듦보다 즐거움과 뿌듯함이 가득할 겁니다.
지역사회 내에서 당사자분들이 느끼는 다른 사람의 시선은 낯설고 불편하기도 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아니할 것이며 오해 또한 있겠지요.
혹여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마주치고 관계를 맺다 보면 인식이 바뀔 거라고 믿습니다.
아직은 낯설고 불편할지라도 이런 불편함이 편함이 되고 서로 관심을 가지는 지역사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당사자 누구나 존중하고 공감하며 지역사회 내에서 자주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